나의 작업을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사람의 감정을 "식물, 불, 물, 대지" 등과 같은 자연 요소와 함께 풀어내는
"심리적 풍경"을 그리는 것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나의 변덕스런 감정들은 때로는 불처럼 타오르고, 검은 강이 되어 흘러가기도 하며, 식물의 새싹처럼 푸릇푸릇 자라나기도 한다. 주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긍정의 에너지로 치환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작업들이다.
최근에 특히 중요한 테마인 "Green"은 상생과 치유의 의미로서 식물을 모티브로 한다.
"Green"은 녹색의 불꽃을 거쳐, 이번 전시에서는 물의 이미지, "Falls and Waves"가 되었다.
단어에서 연상되는 "폭포와 파도" 외에도 "떨어짐, 쏟아짐, 일렁임, 집어삼킴, 그리고 그에 동반하는 자연의 에너지" 등의 다양한 의미를 포함한다.
끝도 없이 펼쳐진 풀밭은 바람이 불면 꼭 바다와 같다. 여린 풀들이 모여 거대한 녹색의 물결을 만든다. 몸을 뉘이면 그대로 넘실넘실 나를 태워 간다. 억센 풀들은 휘휘 감기며 빨려들 것 같은 소용돌이를 만들기도 하지만 바람이 잦아들면 곧 부드럽고 폭신하게 변한다. 눈앞에 감당하기 힘든 일들도 어느 순간 스르륵 풀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